good place

 

 

 

 

The Good Place, 2016-2020 ★★★★★ (5.0)

장편 드라마다 보니 중간에 늘어졌는데 폰이 망가진 덕분에 끝까지 봤다. 중간에 하차했으면 후회했을 뻔; 시즌 3까지도 충분히 잘 만들었지만 시즌 4와 엔딩은 진짜 완벽하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반전이 스토리 포인트니 여기까지만 읽고 당장 보세요😉

~스포주의~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해보자면, 이 작품의 사후 세계에서는 인간이 생전에 한 선하거나 악한 행동이 점수로 계산되서 그 점수에 따라 굿플레이스 행이나 베드플레이스 행이 결정된다. 굿플레이스에서는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반면, 베드플레이스에서는 악마들에게 영원한 고문(주로 신체적임)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전적인 고문 방식에 질린 악마 마이클은 베드 플레이스를 굿플레이스로 속여서 주인공 일행(엘리너, 치디, 제이슨, 타하니)이 서로를 정신적으로 고문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고문 방식을 실험한다. 마이클의 낙관적인 예상과 달리 실험은 계속해서 실패하게 되는데... 상사에게 깨지기 두려운 마이클은 보고서를 조작하고 나아가 고문 대상이었던 주인공 일행과 협력을 제안한다.

 

 

 

 

 

 

여차저차 협력을 하게 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마이클과 재닛을 포함한 주인공 일행은 치디의 윤리학 수업을 듣게 된다. 이 때 치디는 도덕적 딜레마 상황인 트롤리 문제를 소개한다. 주인공 일행은 깊은 고민에 빠지지만 내가 처음에 저 문제를 봤을 때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다수보다 소수를 희생시키는 게 맞지 않나 싶었다. 그렇지만 마이클이 실제로 재현하는 걸 (피 튀기는 거까지 재현한 거 존나 악마 같애 악마 맞지만;) 보니깐 절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후에 나오는 마이클의 답변을 듣기 전까지는 그냥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는 게 최선의 정답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이클의 띵답..그리고 그의 손에 쥐어지는 합격 목걸이

사실 이게 완벽한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를 희생한다는 생각지도 못한 선택지를 악마인 마이클이 생각해내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다는 게 너무 감동이었다. 마이클의 도덕적 성장을 한 장면으로 전부 보여준 느낌 (˘̩̩̩ε˘̩ƪ)

 

여튼 굿플레이스에 가고 싶은 주인공 일행은 본인이 사후 세계에서 도덕적으로 발전했음을 근거로 자신의 선악 점수를 재채점해주길 요구한다. 마이클의 희생 덕에 이를 관장하는 우주의 판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판사는 사후 세계의 시스템을 알았기 때문에 발전한 것이 아니냐며, 동기가 불순하니 기억을 모두 지우고 지구에 가서 그런 동기 없이도 굿플레이스에 갈 만한 인간임을 입증하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후 세계와는 달리 지구에서는 질 나쁜 주변 환경이 변수가 되어 입증에 실패한다. 시즌 1에서 주인공 일행의 이기적이고 답이 없는 행동들을 볼 때마다 저런 사람들이야말로 베드 플레이스에 갈 만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았디. 그렇지만 이들의 어린 시절이나 주변 환경을 보니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고 답답하기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진짜 인류애를 회복하기에 최적화된 드라마임..

 

설상가상으로 주인공 일행은 지난 500년동안 사후 세계에 간 사람이 1명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하나의 행동만 해도 나비 효과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많아서 굿플레이스에 갈 수 있는 점수를 절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부분이 너어어무 맘에 들었다. 단적인 예시로 21세기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 환경 오염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선택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인간 중심인 것도 아니고 만약 사후에 천국이라는 개념이 있다면 환경 오염도 죄에 포함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요! 판타지 세계관이지만 디테일 부분에서는 현실적인 게 취향 저격이었다.

주인공 일행은 이런 시스템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인간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고 생각하지만 윤리 드라마잖아요) 이를 고치기 위해 두번째 실험을 제안한다. (여기서부터 시즌4) 기억이 삭제된 치디와 3명을 랜덤으로 골라 가짜 굿플레이스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고 여기서 개과천선할 수 있는지 보는 것이다.

결과만 말하자면 실험은 실패한다. 그렇지만 실험을 통해서 새로운 사후 세계의 점수 체계를 구상하게 되고 이게 받아들여지면서 주인공 일행은 굿플레이스에 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스토리와는 별개로 시즌 4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1.

그러게요..왜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용서하길 강요받는 걸까

어릴 적에 성폭행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주변 어른들이 여자애들이 조신하게 입고 다녀야 한다는 말을 했던 게 생각난다. 1n년 전인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다지만 아직도 이런 생각이 남아있다는 건 뉴스 댓글창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조심해서 나쁠 게 없지만 왜 항상 조심하고 용서해야하는 건 피해자인가 싶고..이런 사회의 문제점을 제대로 풍자해준 게 너무 좋았다. 

 

 

 

 

 

시즌 4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2.

굿플레이스란 그런 거였나 봐.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충분한 시간을 갖는거야.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화.

?? : 행복했는데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행복하기 위한 모든 조건들이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굿플레이스의 주민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이유는 굿플레이스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마이클의 말대로, 휴가가 끝이 있기 때문에 아름답듯이 인간도 죽음이 있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깨달은 마이클은 우주의 본질(즉 끝)로 돌아갈 수 있는 나무 문을 만들고 본인이 원할 때 나무 문을 통과하면 된다고 주민들에게 말해준다. 이를 들은 주민들은 비로소 행복해진다.

평소에 천국이 있다면 당연히 무한한 행복과 완벽을 약속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굿플레이스를 완성하는 건 불완벽과 끝이라는 점이 새로웠다. 하긴 나도 죽은 후에 천국 지옥 그런 것보다는 그냥 그걸로 끝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럴 거라고 믿는다. 무교걸임;

 

그치만....그치만 우리 정들었던 주인공 일행들의 나무문 통과라 읽고 죽음이라고 쓰는 "끝"까지 보여줄 줄은 몰랐다..😢 몇 백 베러미가 지나고 주인공 일행은 하나 둘씩 굿플레이스를 떠나기 시작한다. 물론 다 나무문 통과하는 건 아니고 타하니는 마이클과 같은 설계자가 되기 위해 설계자 스쿨 같은 곳으로 떠난다. 떠나보내면서 전부 섭섭했지만 특히 제이슨과 치디가 떠날 때는 재닛과 엘리너에 과몰입해서 더 섭섭했다. 항상 남은 사람 입장에서 죽음을 접해서 그런가ㅠ(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러겠지만..) 사랑하는 사이지만 무한의 시간대에 질려서 떠날 수 있다는 게....비현실적이면서도 넘 슬픔ㅠ

 

 

 

 

 

인상깊었던 장면 2.

 

치디와 이별하고 몇 베러미 후에 엘리너 또한 나무문을 통과한다. 나무문을 통과해 엘리너는 우주의 본질로 돌아갔지만 엘리너의 선의는 남아서 지구에 사는 마이클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 결국 이 드라마는 그런 작은 선의들이 모여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또한 굿플레이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정 들었던 주인공 일행들을 떠나보내면서 아쉽기도 하고 남아서 그리워할 이들에게 이기적인 행동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다 보고 나니 진정한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이 든다.

윤리를 다룬 드라마가 재미있기 쉽지 않은데 너무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악역들과 주인공 일행 모두 절대적인 악이나 선이 아닌 입체적인 인물이라 더 정이 갔다. 그리고 설정 하나하나도 참신해서 좋았다 특히 굿플레이스에서는 욕 못하는 설정!ㅋㅋ fuck를 fork로 발음한다던가 내가 영어를 잘 했으면 더 웃겼을 말개그가 많았는데 영어가 바로바로 안 들려서 아쉬웠다.
여튼 넷플 구독하면서 이거 안 보면 손해임

+

아 그리고 요거트 얼려먹어봤는데 왜 프로즘 요거트가 굿플 같은 베드 플레이스에 찰떡인 음식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ㅋㅋㅋ아이스크림보다는 부족하고 요거트 치고는 밍밍한..애매한 맛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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