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garin
애프터양이랑 결이 비슷한 예술 SF 영화 아름답고 슬프고 결론적으로는 좋았다. 일단 연출과 영상미, 그리고 사운드가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사라지는 공동체와 홀로 남겨진 유리의 외로움을 우주와 연관지어 연출한 게 독특하고 세련미 넘쳤다. 엄마에게 버려진 유리는 철거되는 아파트 속에서 자신만의 우주선을 짓는다. 그러나 유리의 안온한 우주선 속 일상은 오래 가지 않는다.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 우주를 향해야할 운명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유리와 유리의 우주선 역시 철거되는 아파트를 떠나야할 운명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비유 속에서 아파트의 폭파 해체 카운트다운은 우주선의 발사 카운트다운으로 변형된다. 유리의 상상 속에서 우주선은 발사되고 우주선을 벗어난 유리는 구명줄 없이 우주에 던져지나, 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