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드릴게요
연말결산에서 언급한, 재미있는데 어느 한 구절을 콕 집어 좋다고 말하기 힘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작품의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가? 단편으로 엮인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편은 였다. 지구를 본뜬 우주 여행지 모조지구와 모조지구의 디자이너에 의해 탄생된 기괴하면서 신비로운 생명들, 그리고 그 곳의 마케터로 취업 사기를 당한 ‘나’. 나열만 해도 이미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조합인데 작가는 여기에 현실 풍자 반 스푼, 로맨스 반 스푼까지 추가한다. 모조지구의 생명들 중 가장 흥미를 끌었던 생명은 천사였다. 인간인 ‘나’와 천사의 로맨스는 둘째치고 천사라는 텍스트 자체가 좋아서이다. 텍스트만 읽어도 왜인지 아름답고 신비한 이미지가 연상되는 게 좋다. 어느날, 나는 천사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한..